공군사격장 소음 피해 보상, 이사 온 주민도 받을 수 있을까?

공군사격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전투기 훈련으로 인한 소음 때문에 큰 고통을 받습니다. 급기야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번에는 소음 문제를 알고 이사 온 주민들도 보상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소음 피해 보상, 누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소음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준, 즉 '수인한도'는 침해되는 권리의 종류, 침해 정도, 침해 행위의 공공성, 지역 환경의 특수성, 환경 기준, 피해 방지/경감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합니다.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민법 제750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6다84126 판결)

이번 사건에서는 공군사격장 소음의 특수성 (간헐적 발생, 날카롭고 충격적인 소음),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 및 생활방해 정도, 지역 특성, 국가의 소음 방지 대책, 사격장의 공공적 가치, 관련 법률의 소음 기준 등을 고려하여 70dB(A)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 주민들에게는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 피해를 인정했습니다.

소음 나는 줄 알고 이사 왔다면 보상 못 받나요?

소음이나 공해 등 위험 요소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 온 경우, 위험을 알고 왔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이사를 왔다면 보상액이 줄어들거나 아예 보상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63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다49566 판결)

이번 사건의 원심(2심)에서는 사격장 소음을 알고 이사 온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감수하고 이사 온 것이므로 보상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소음 피해를 알고 이사 온 주민이라도, 소음 피해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면 보상액을 감액할 수는 있지만 보상 자체를 안 해줄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즉, 소음이 있는 줄 알면서도 이사를 왔다는 사실만으로 피해를 감수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고, 이사 온 이유, 소음의 정도,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핵심 정리

• 공군사격장 소음 피해 보상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에 지급됩니다.
• 소음이 있는 줄 알고 이사 온 경우에도, 소음 피해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면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상액이 감액될 수는 있습니다.

이 판결은 공해 또는 위험 지역으로 이주한 주민들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소음 피해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