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 '부상'과 '후유장해'는 별개!

교통사고 합의 후, 나중에 후유장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합의서에 서명했는데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교통사고 합의와 관련된 중요한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판례는 합의서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교통사고로 요추 압박골절을 당했습니다. 가해자와 400만원에 합의한 후, 가해자 측 보험사와 380만원에 합의하고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합의서에는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문구가 원고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었고,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고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동문자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치료 후에도 후유장해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원고는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과연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합의 내용에 후유장해에 대한 보상까지 포함되는 것일까요?

원심의 판단

원심은 합의서의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문구는 모든 보상금을 지급받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후유장해 보상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추가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서 '부상 손해'와 '후유장해 손해'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합의서에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고 명시되어 있는 이상, 후유장해에 대한 보상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손해배상 합의는 그 목적이 된 사항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 민법 제105조, 제733조, 제750조 참조)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정황상, 원고가 적은 금액에 후유장해 보상까지 포기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18435 판결,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3176 판결 등)

결론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이 판례는 교통사고 합의 시 '부상'과 '후유장해'는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이며, 합의서 작성 시 이를 명확히 해야 후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합의서의 문구 하나하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서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