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주민등록등본 사용, 죄가 될까? - 공문서부정행사죄

혹시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등본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장면을 본 적 있으신가요? 현실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타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사용하는 것이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공문서부정행사죄란 무엇일까요?

공문서부정행사죄는 사용 권한이 없는 사람이 공문서를 마치 자기 것처럼 사용하거나, 권한이 있는 사람이라도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쉽게 말해, 위조된 공문서를 사용하거나 진짜 공문서라도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처벌받는다는 것입니다. (형법 제230조)

그렇다면 주민등록등본은 어떨까요?

대법원은 주민등록등본을 다른 사람의 것인 줄 알면서 자기 것처럼 사용하더라도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법원은 주민등록등본은 그 사용 권한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용도도 다양하며, 반드시 본인이나 세대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주민등록등본은 누구나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것을 사용했다고 해서 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민등록법 제18조 제2항에 따르면, 공무상 필요하거나 소송 등의 경우 제3자도 등본 교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1998. 8. 21. 선고 98도1701 판결 등)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타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자기 것처럼 사용한 행위에 대해 공문서부정행사죄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주민등록등본의 특수한 성격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타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주의할 점

물론 타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사용하는 행위가 항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등본을 이용해 사기 등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등본은 개인정보가 담긴 중요한 문서이므로 타인의 것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1981. 12. 8. 선고 81도1130 판결
• 대법원 1982. 9. 28. 선고 82도1297 판결
• 대법원 1983. 6. 28. 선고 82도1985 판결
• 대법원 1984. 2. 28. 선고 82도2851 판결
• 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도1052 판결
• 대법원 1993. 5. 11. 선고 93도127 판결
•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도1701 판결

참고 조문

• 형법 제230조

이 블로그 글이 주민등록등본과 공문서부정행사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