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9.06.25

형사판례

두 경찰관 폭행, 한 번의 공무집행방해?

오늘 살펴볼 내용은 두 명의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에서 공무집행방해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단순히 두 명의 경찰관을 폭행했으니 두 건의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경우 하나의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명의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습니다. 먼저 한 경찰관을 폭행하고, 이를 제지하는 다른 경찰관까지 폭행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두 명의 경찰관을 폭행했으니 두 건의 죄가 성립할 것 같지만, 법원은 이를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했습니다.

상상적 경합이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돌을 던져 두 명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 돌을 던진 행위는 하나지만 두 명에게 상해를 입혔으므로 두 개의 상해죄가 성립합니다. 이 경우, 죄는 두 개지만, 행위가 하나이므로 더 무거운 죄 하나에 대해서만 처벌합니다. (형법 제40조, 제50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두 경찰관을 폭행한 것은 사회관념상 하나의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고인의 폭행 행위는 시간적, 장소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별개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 명의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고, 하나의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했습니다. (대법원 1961. 9. 28. 선고 4294형상415 판결 참조)

판결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무엇일까요? 이 사건의 원심(2심) 판결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판결문에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가 누락된 것이었습니다. 유죄 판결을 할 때는 판결문에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 법령의 적용을 모두 명시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 위반으로 판결이 파기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 판결의 이러한 잘못을 지적하며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1990. 3. 13. 선고 89도1688 판결,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참조)

이 사건은 상상적 경합과 판결의 필수적 기재사항 누락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법적 쟁점을 보여줍니다. 여러 명의 공무원을 상대로 한 폭행이라도 상황에 따라 하나의 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판결문에는 반드시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 법령의 적용이 모두 기재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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