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 사용, 무조건 상표권 침해일까?

상표권 침해 분쟁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했을 때, 그것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오늘 소개할 판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판단을 보여줍니다.

A사는 "OOO(글자) + 특정 디자인"으로 구성된 서비스표를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B사가 "OOO(글자) + 특정 디자인 + 추가 디자인" 형태의 표장을 사용하자, A사는 B사가 자신의 등록서비스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하여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B사가 사용한 표장이 A사의 등록서비스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표장"인지 여부였습니다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대법원은 B사가 추가한 디자인 요소에 주목했습니다. 이 추가 디자인이 단순한 부기적 요소가 아니라, 글자 부분과 거의 같은 크기로 연속적으로 이어져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더 나아가, B사는 A사의 등록서비스표 출원 이전에 "OOO(글자) + 특정 디자인 + 추가 디자인"과 동일한 표장, 그리고 "추가 디자인" 부분만 따로 떼어낸 표장을 각각 별개의 서비스표로 출원하여 등록받았다는 사실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B사가 추가 디자인 부분을 독립적인 식별력을 가진 요소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대법원은 B사가 사용한 표장은 추가 디자인 부분의 식별력 때문에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A사의 등록서비스표와 구별되는 별개의 표장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B사의 표장 사용은 A사의 등록서비스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표장의 사용"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판례는 등록상표와 유사해 보이는 표장이라도, 추가된 디자인 요소의 식별력과 그 비중, 그리고 상표 출원 및 등록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단순히 외관상 유사성만으로 상표권 침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