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사고 났을 때 책임 제한, 얼마까지 가능할까? (소송 가격 계산은 어떻게?)

배를 운항하다 사고가 나면 엄청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법에서는 배 소유자의 책임 한도를 정해놓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책임제한절차입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배 소유자는 정해진 한도까지만 책임을 지면 됩니다. 그런데 이 절차를 시작할 때 소송 가격을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최근 판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책임제한절차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배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배 소유자는 법에서 정한 금액만큼 법원에 공탁하고, 피해자들은 이 공탁금에서 배상을 받습니다. 설령 피해액이 공탁금보다 훨씬 크더라도, 배 소유자는 추가로 책임지지 않습니다. (상법 제752조, 선박소유자등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 제9조, 제27조)

책임제한절차를 신청할 때 소송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인 소송에서는 소송 가격에 따라 인지대 등 소송 비용이 달라집니다. 소송 가격은 보통 원고가 이길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기준으로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3조, 민사소송등인지법 제2조, 민사소송등인지규칙 제6조)

그런데 책임제한절차 신청에서는 소송 가격을 계산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배 소유자가 얻는 이익이 얼마인지 바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책임제한절차가 받아들여지면 배 소유자는 더 이상의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나는 이익을 얻지만, 그 이익을 돈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모든 피해자들의 손해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책임 한도액이 얼마인지, 절차 진행 중 이자가 얼마나 붙을지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은 책임제한절차 개시 신청은 소송 가격을 산정할 수 없는 재산권상의 신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94. 12. 2. 선고 94다41454 판결 참조) 즉, 배 소유자가 얻는 이익을 객관적인 금액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소가를 10,000,100원으로 정하게 됩니다.

결론

배 사고 발생 시 배 소유자는 책임제한절차를 통해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 개시 신청은 소가를 산정할 수 없는 재산권상의 신청으로, 소가는 10,000,100원으로 정해집니다. 이를 통해 배 소유자는 예측 불가능한 손해배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