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아닌 사람이 경매 취하 등을 대리하면 불법?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남을 대신해 법률적인 일을 처리해주고 돈을 받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행위까지 '법률적인 일'로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경매 사건에서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기일 연기나 취하를 대리한 경우, 이것이 불법인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피고인은 돈을 받고 피해자 대신 경매 사건의 기일 연기나 취하를 부탁하고, 실제로 경매신청취하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이 한 행위가 변호사법에서 말하는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구 변호사법(1993. 3. 10. 법률 제45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2호, 현행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소송 사건 등을 '대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대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대리'란 법률 사건에 관하여 본인을 대신하여 사건을 처리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민사·형사소송 뿐만 아니라 법률상 권리·의무에 관한 다툼이나 새로운 권리·의무 관계 발생에 관한 사건 전반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하는 법률 사무까지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경매 사건 역시 법률적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기일 연기나 취하를 부탁하고 경매신청취하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 1995. 2. 14. 선고 93도3453 판결)

결론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을 받고 경매 사건의 기일 연기나 취하 등을 대리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입니다. 법률적인 분쟁 해결을 위한 행위는 넓은 의미에서 '대리'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변호사 자격 없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관련 법조문:

• 구 변호사법(1993. 3. 10. 법률 제45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2호
•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

관련 판례:

• 대법원 1995. 2. 14. 선고 93도345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