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분쟁, 상표를 사용하지 않으면 취소될 수 있다?

상표권은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상표권을 등록만 하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상표권 불사용으로 인한 취소심판과 관련된 흥미로운 판례를 통해 상표권 사용의 중요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상표권 불사용,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의 상표권을 취소해달라는 심판을 청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판에서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는 바로 상표 사용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입니다.

과거 상표법(1990.1.13. 법률 제4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45조 제3항에 따르면, 상표권자가 자신의 주소지가 속한 시·군·구에서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국내 어디에서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즉, 상표권자가 상표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죠.

왜 이런 추정 규정이 있었을까요?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상표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상표권자는 자신이 상표를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비교적 쉽게 입증할 수 있겠죠. 따라서 입증의 편의를 위해 이러한 추정 규정을 둔 것입니다.

상표권 불사용 취소, 승계인에게도 책임이 있을까?

또 다른 중요한 쟁점은 상표권 불사용에 대한 책임이 상표권의 승계인에게도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상표법 제45조 제1항 제1호의 등록상표불사용 취소 규정은 공익을 위한 제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상표권자가 바뀌더라도 그 책임은 승계인에게도 미친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1976.5.11. 선고 75후13 판결 참조)

즉, 상표권을 양수받을 때에는 이전 권리자가 상표를 제대로 사용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이전 권리자가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상표권자도 상표권 취소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표권, 등록만큼 중요한 것은 사용!

이번 판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상표권은 단순히 등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상표권을 유지하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상표권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