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포탈, 어디까지 처벌될까? - 사업자와 상속인이 알아야 할 조세 포탈 판결 해설

세금 포탈은 엄중한 범죄행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행위가 세금 포탈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처벌되는지 명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조세 포탈과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세금 포탈액 추정, 어떤 기준으로?

세금 포탈 혐의가 있을 때, 실제 포탈액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추정 계산을 활용하는데, 이 추정 계산은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추정 계산 방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그 결과 또한 높은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85. 7. 23. 선고 85도1003 판결 등).

예를 들어, 한 극장의 실제 매출액을 계산할 때, 단순히 대표이사의 "신고 매출액은 실제의 50% 정도"라는 진술만으로 실제 매출액을 신고액의 두 배로 추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객관적인 증거 없이는 이러한 추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죠.

2. 단순한 신고 누락, 포탈에 해당할까?

세금 신고를 아예 안 하거나, 허위로 신고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부정행위 없이 단순히 신고를 누락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세금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매우 어렵게 만드는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도759 판결 등). 즉, 단순히 세법상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만 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속세 신고 과정에서 상속재산을 숨기기 위해 예금을 여러 차례 다른 계좌로 옮기거나, 가명 계좌의 인감을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나서 상속세 신고를 누락했다면, 이는 단순한 신고 누락을 넘어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조세 포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부가가치세 매출세액, 종합소득세 계산에 포함될까?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을 종합소득세 계산 시 총수입금액에 포함해야 할까요? 구 소득세법(1994. 12. 22. 법률 제480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9항(현행 제26조 제9항 참조)은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은 종합소득세 총수입금액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1심에서 이를 잘못 계산하여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종합소득세 포탈액을 산정했다면,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이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심리하여 바로잡아야 합니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240 판결 등,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제364조 제2항 참조). 항소심은 1심 판결의 오류를 바로잡을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조세 포탈은 복잡한 법리와 사실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판결 내용을 참고하여 세금 신고 및 납부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