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 일부 상환하면 보증인은 얼마나 책임질까요?

친구나 가족이 돈을 빌릴 때, 나중에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신 갚겠다는 약속, 바로 연대보증입니다. 그런데 만약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일부 갚았다면, 보증인의 책임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을'이 연 18%의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렸습니다. '갑'은 을을 돕기 위해 연대보증을 서주었는데, 단, 원금과 연 4% 이자에 대해서만 보증을 서주기로 했습니다. 즉, 을이 돈을 갚지 못하면 갑은 원금과 연 4% 이자까지만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을이 돈을 일부 갚았습니다. 이때 갑은 "내가 보증 선 이자(연 4%) 부분부터 갚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다르게 판단합니다.

법원의 입장 (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6다2840 판결)

대법원은 연대보증인이 채무의 일부만 보증한 경우, 채무자가 돈을 일부 갚으면 그 돈은 **전체 채무(원금+연 18% 이자)**에 대해 일반적인 변제충당 원칙에 따라 먼저 이자에, 그다음 원금에 충당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보증인이 보증한 이자 부분부터 갚는 것이 아닙니다.

변제충당의 일반원칙이란, 변제자가 여러 개의 채무 중 어떤 채무를 변제할지 지정하지 않은 경우, 법률에서 정한 순서대로 변제에 충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민법 제476조). 일반적으로 이자, 비용, 원금 순으로 충당됩니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 을이 돈을 일부 갚으면, 그 돈은 먼저 연 18%의 높은 이자를 갚는 데 쓰이고, 남은 돈이 있다면 원금을 갚는 데 쓰입니다. 갑은 이렇게 변제된 후 남아있는 원금과 연 4% 이자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연대보증인이 채무의 일부만 보증했더라도, 채무자가 돈을 일부 갚으면 보증인이 보증한 부분에 먼저 충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 채무에 대한 이자, 원금 순으로 변제가 충당되며, 보증인은 변제 후 남은 채무 중 자신이 보증한 범위만큼 책임을 지게 됩니다.

연대보증은 무거운 책임을 지는 약속입니다.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나중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