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위반과 공무상표시무효죄

법원은 누군가에게 특정 행위를 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쟁 업체가 부정한 방법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 법원은 그 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죠. 그런데 이런 가처분 결정을 어기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건의 개요

어떤 사람이 법원의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습니다. 집행관은 이 결정의 내용을 공시서에 적어 게시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처분 결정을 받은 사람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영업방해 행위를 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람을 공무상표시무효죄로 기소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가처분 결정을 어긴 행위가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직무상 한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형법 제140조 제1항). 단순히 법원의 명령을 어긴 것만으로 이 죄가 성립할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했다는 표시를 손상하거나 은닉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해야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집행관이 단순히 가처분 결정 내용을 고시만 하고, 봉인이나 압류 등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가처분 결정을 어겼다고 하더라도 공무상표시무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집행관은 가처분 결정문을 게시하는 것 외에 다른 집행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가처분 결정을 어긴 행위는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도1819 판결 참조)

결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어기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입니다. 하지만 모든 위반 행위가 공무상표시무효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상표시무효죄가 성립하려면 집행관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했어야 하고, 그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 판례는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요건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