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임대와 선불금 대여, 윤락행위 알선 방조죄 성립될까?

유흥주점에 건물을 임대해주거나, 여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빌려주는 행위가 윤락행위 알선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의 한 판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유흥주점 업주에게 건물을 임대하고, 여종업원들의 선불금 등 개업 비용을 대여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구 윤락행위등방지법(현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제3호, 제2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법조항은 '영업으로 윤락행위를 알선하는 범죄에 사용되는 사실을 알고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한 자'를 처벌합니다. 즉, 제공하는 건물이나 자금이 윤락행위 알선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제공했다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핵심은 "알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를 **"범의"**라고 하는데, 내심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주변 정황 등 간접적인 증거들을 통해 범의를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피고인들이 윤락행위 알선에 사용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관련자들의 진술 및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
• 유흥주점의 운영 방식
• 선불금 대여 방식 등

또한, 윤락행위 알선에 대한 인식은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윤락행위에 사용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제공했다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참조)

특히 이 사건에서는 선불금을 받은 사람이 형식적으로는 여종업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유흥주점 업주라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는 피고인들이 유흥주점의 실질적인 운영 방식과 윤락행위 알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해줍니다.

따라서 유흥주점에 건물을 임대하거나 자금을 제공할 때는, 해당 업소가 윤락행위 알선에 이용될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