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 기피신청, 변론 끝나면 어떻게 될까?

재판 진행 중 재판장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판사에게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면, 그 판사가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만약 변론이 모두 끝난 후에 기피신청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핵심 쟁점: 변론 종결 후 재판장 기피신청, 판결 선고는 정당한가?

이번 사건은 금고와 재무부 장관 사이의 분쟁에 대한 재심 소송이었습니다. 원고인 금고는 재판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재판장에 대한 기피신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피신청은 변론이 모두 종결된 후에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는 기피신청을 기각하고 그대로 판결을 선고했는데, 이것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변론 종결 후 기피신청, 판결 선고는 적법

대법원은 변론 종결 후에 제기된 재판장 기피신청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는 바로 민사소송법 제44조 단서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변론 종결 후에 법관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소송 절차를 중단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변론이 모두 끝나고 판결만 남은 상황에서 기피신청이 들어온다면, 재판부는 굳이 재판을 중단하지 않고 그대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원심(서울고등법원)이 변론 종결 후 제기된 기피신청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민사소송법 제44조 단서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본 것입니다.

참고할 판례 및 조문

• 민사소송법 제44조 (기피신청의 방식, 기간, 효력) (단서) 변론종결 후에 기피신청이 있는 때에는 소송절차를 정지하지 아니하고 종국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 대법원 1966. 5. 24. 선고 66다517 판결
• 대법원 1991. 6. 14. 선고 90두21 판결
• 대법원 1993. 9. 27. 선고 93마1184 판결
•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39553 판결

이번 판례는 변론 종결 후 기피신청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재판의 효율성을 위해 변론 종결 후의 기피신청은 소송 진행을 중단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