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회로 차단기 발명, 진보성 인정 못 받아

오늘은 전기회로 차단기 발명에 대한 특허 분쟁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사례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기존 기술에서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라면 특허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건의 개요

A 회사는 새로운 전기회로 차단기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 기술은 차단기 내부의 특정 부품(키커부)을 추가하여 차단기가 작동하는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특허청은 A 회사의 발명이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기술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고, 일반적인 기술자가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수준이라며 특허 출원을 거절했습니다. A 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결국 패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발명의 진보성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A 회사의 발명이 "진보성"을 갖추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허법에서는 새로운 발명이 특허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보다 "진보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 특허법 제6조 제2항, 현행 제29조 제2항 참조). 쉽게 말해, 단순히 조금 바꾼 정도가 아니라,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향상된 기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 회사의 발명과 기존 기술을 꼼꼼히 비교했습니다. 비교 대상이 된 기존 기술은 A 회사의 발명처럼 차단기의 작동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었는데, 핵심 부품의 형태만 조금 다를 뿐 전체적인 구성과 작동 원리는 거의 유사했습니다. 법원은 A 회사가 추가한 키커부가 차단기의 작동 속도를 어느 정도 향상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가 기존 기술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승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기존 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A 회사의 발명과 같은 기술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

이 판결은 발명의 진보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새로운 기술이라 하더라도 기존 기술과의 차이점이 크지 않고, 그로 인한 효과 역시 기존 기술에서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면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0후1284 판결,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후1817 판결, 대법원 1995. 12. 26. 선고 94후1411 판결,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559 판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