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7.03.03

가사판례

족보, 그 증명력에 대하여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는 족보. 단순한 기록물을 넘어 때로는 법적인 증명력을 갖기도 합니다. 오늘은 족보의 증명력과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족보, 믿을 수 있을까?

족보는 종중이나 문중에서 일족의 시조부터 후손들의 혈통, 배우자, 관직 등을 기록하여 만든 책입니다. 그렇다면 족보의 내용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법원은 족보가 조작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족보에 기재된 혈통에 관한 내용은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경험칙에 부합한다는 것이죠. (민사소송법 제187조 참조)

법원의 판단: 족보를 믿어야 할까?

한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학성'이라는 본을 '울산'으로 잘못 기재한 호적을 바로잡으려는 재항고인이 있었습니다. 재항고인은 족보와 확인서를 근거로 자신의 본이 '학성'임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심 법원은 최근에 작성된 족보와 확인서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해당 족보(학성이씨대동보)가 조작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었고, 오히려 종중에서 정당하게 제작·반포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대법원은 족보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그 기재 내용을 믿는 것이 경험칙에 맞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87. 4. 14. 선고 84다카750 판결 참조) 결국 재항고인이 제출한 족보를 근거로 본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호적법 제120조 참조)

결론

이처럼 족보는 혈통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족보의 내용이 항상 절대적으로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작의 흔적이 없다면 그 기재 내용은 신뢰할 만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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