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땅 되찾았는데, 임원들에게 5%씩 떼어주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종중 땅을 되찾기 위해 애쓴 임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보상이 지나치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종중 재산 분배에 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건의 발단: 경주김씨정효공파종회(원고)는 명의신탁되어 있던 종중 땅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소송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피고 등 3인)에게 위임되었고, 결국 승소하여 땅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종중 총회에서 놀라운 결정이 내려집니다. 소송에 기여한 임원 3명에게 되찾은 땅의 각각 5%씩, 총 15%를 증여하거나 매도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결정이 부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종헌에도 종중 재산은 종중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며, 개인에게 분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 주된 근거였습니다.

쟁점: 과연 종중 땅을 되찾은 임원들에게 5%씩 땅을 주는 것이 정당한 보상일까요? 아니면 지나친 재산 분배일까요? 종중 총회 결의는 어떤 경우에 무효가 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종중 임원들은 종중 재산 관리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민법 제681조)를 다해야 합니다. 땅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것은 임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종중 재산을 회복했다는 이유만으로 회복된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임원들에게 분배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종중 재산 분배에 관한 종중 총회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을 잃은 경우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민법 제103조, 제104조). 이 사건에서는 임원들이 종중을 위해 지출한 비용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었고, 총회 참석 인원도 적어 종중원들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결론적으로, 되찾은 땅의 15%를 임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결의는 그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고 사회적 타당성을 잃어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관련 법조항: 민법 제31조, 제103조, 제104조, 제275조, 제276조, 제681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31249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74775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655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