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 송금, 내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 - 은행의 상계권 행사, 이럴 땐 부당합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송금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죠. 만약 담당자가 바뀐 줄 모르고 이전 담당자 계좌로 돈을 보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은행은 어떤 입장일지 궁금하실 텐데요. 오늘은 착오 송금과 관련된 법적 이야기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착오 송금

A회사는 현장소장 A를 해임하고 B로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회사 여직원 C는 이 사실을 모르고 A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습니다. 뒤늦게 착오 송금 사실을 알게 된 A회사는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A의 계좌가 있는 은행(乙 은행)은 거절했습니다. 심지어 乙 은행은 A에게 B에 대한 빚이 있다는 이유로 착오 송금된 돈을 B의 빚을 갚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를 '상계'라고 합니다.) 과연 乙 은행의 행동은 정당할까요?

상계, 무엇일까요?

서로 비슷한 종류의 빚을 지고 있을 때, 서로 갚아야 할 금액만큼 퉁치는 것을 '상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친구에게 만 원을 빌리고, 친구도 저에게 만 원을 빌렸다면 서로 갚을 필요 없이 '상계' 처리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모든 경우에 상계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492조 제1항)

대법원 판례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법원은 착오 송금과 관련된 판례에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원칙적으로 돈을 받는 사람(수취인)은 송금된 돈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고, 은행은 송금의 이유를 조사할 의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은행이 수취인의 다른 빚을 갚기 위해 송금된 돈을 사용하는 것(상계)은 보통 유효합니다.

• 하지만! 송금인이 착오 송금임을 주장하고, 수취인도 이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 은행이 수취인의 빚을 갚기 위해 착오 송금된 돈을 사용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 남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은행의 상계 행위는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66088 판결)

우리 사례에 적용해 볼까요?

A회사는 착오 송금을 주장했고, A 역시 이를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乙 은행이 A의 빚을 갚기 위해 착오 송금된 돈을 사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A회사는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착오 송금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실수입니다. 하지만 법을 잘 알고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을 참고하셔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