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콩 밀수입? 다른 콩과 같아도 밀수가 될 수 있다!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콩을 수입해 보신 분들은 주목! 콩 종류가 비슷하고 관세도 같다고 해서 아무 콩이나 신고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는 콩 때문에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는 판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무역회사 대표는 수입신고서에 '청콩'이나 '카오피콩'을 수입한다고 신고하고 실제로는 '콩나물콩'을 수입했습니다. 청콩, 카오피콩, 콩나물콩 모두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상 10단위 품목번호가 같아 동종의 물품으로 분류되고 관세율과 관세액도 동일합니다. 그러나 수입 당시 '콩나물콩'은 '청콩'이나 '카오피콩'과 달리 사전세액심사 대상 물품이었습니다. 이 차이점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겉보기에 같아 보이는 콩이라도 수입신고 수리 요건이 다르면 다른 물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입신고서에 신고한 물품과 실제 수입한 물품이 동일한 물품으로 인정되려면 '동종의 물품'이면서 '수입신고 수리 요건'이 같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콩나물콩은 사전세액심사 대상으로 지정되어 수입신고 수리 전 세액심사와 담보 제공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반면 청콩과 카오피콩은 이러한 절차가 필요 없었습니다. 따라서 수입신고 수리 요건이 달라 동일한 물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무역회사 대표는 수입신고서에 신고한 물품과 다른 물품을 수입한 것으로 판단되어 밀수입죄로 처벌받게 되었습니다. (구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2호 위반)

핵심 정리

• 동종의 물품이라도 수입신고 수리 요건이 다르면 다른 물품으로 본다.
• 사전세액심사 대상 물품 여부에 따라 수입신고 수리 요건이 달라진다.
• 사전세액심사 대상 물품을 다른 콩으로 신고하고 수입하면 밀수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구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9조 제2항 제2호, 제241조 제1항
• 구 관세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2항
• 관세법 시행규칙 제8조 제1항 제5호
•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도565 판결
•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5도581 판결
•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4도1564 판결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도300 판결

수입업자라면 물품의 종류뿐 아니라 수입신고 수리 요건까지 꼼꼼히 확인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