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 소유 상한 초과 부담금, 아무 때나 매기는 게 아니에요!

택지를 허가받은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거나 개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팔았다고 해서 무조건 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는 부담금을 물릴 수 없는데요, 오늘은 관련 법령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의약품도매협회(원고)는 의약품 보관창고와 사옥 건축을 위해 택지를 취득했지만, 개발하지 않고 팔았습니다. 이에 동대문구청(피고)은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에 따라 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협회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죠.

쟁점: 시행령과 법률의 충돌

핵심 쟁점은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시행령 제27조의3'이 모법(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의 내용과 충돌하는지 여부였습니다.

•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처분 또는 이용·개발 의무기간 내에 있는 택지는 초과소유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제20조 제1항 제1호). 즉, 일정 기간 동안은 부담금을 면제해준다는 것이죠.

• 구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시행령 제27조의3: 허가받은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거나 개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택지를 처분한 경우, 취득일부터 부담금을 부과한다고 규정. 즉, 법률에서 정한 면제 기간에도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시행령 제27조의3이 모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법률에서는 명확하게 처분 또는 이용·개발 의무 기간 동안 부담금 부과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 이를 뒤집어 국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규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시행령은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제정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법률에 위임 근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론

이 판례는 시행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국민에게 불리한 내용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택지 관련 법규를 적용할 때는 법률과 시행령의 관계를 잘 살펴보고, 부당한 부담금 부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참조 조문:

•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제11조, 제12조, 제16조, 제18조, 제19조, 제20조 제1항 제1호, 제24조 제1항 제4호
• 구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시행령(1996. 6. 4. 대통령령 제150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의3

판례: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1553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