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검사만으로 마약 했다고? 잠깐!

마약 범죄 수사에서 머리카락 검사는 흔하게 사용되는 증거 수집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유죄일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머리카락 검사, 생각보다 허점이 많다?

머리카락 검사는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지만,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외부 요인의 영향: 검사 조건 등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개인차: 모발의 성장 속도는 사람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채취 부위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투약 시기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 모발의 성장 주기: 머리카락은 성장기, 휴지기, 퇴행기 등 다양한 성장 단계를 거치는데, 채취된 머리카락 샘플에는 이러한 여러 단계의 모발이 섞여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검사 결과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투약 횟수 특정의 어려움: 머리카락 검사로 추정되는 투약 가능 기간은 보통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이릅니다. 이 기간 동안 여러 번 투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단순히 검사 결과만으로 특정 시점의 투약을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검사만으로 유죄 판결? NO!

위와 같은 이유로 머리카락 검사 결과만으로 투약 시기를 특정하고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할 수 있고, 마약 투약은 매 투약 시마다 별개의 범죄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중기소나 일사부재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관련 법 조항 및 판례

•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유죄의 증거는 법관의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증거의 증명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법 조항입니다.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60조 제1항 제2호: 마약류의 정의, 투약 금지, 처벌 규정 등을 담고 있는 법 조항입니다.
•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1817 판결: 모발 검사 결과만으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판례입니다. 이번 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12. 8. 선고 2016노2411 판결) 에서도 이 판례가 참조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머리카락 검사 결과 외에도 다른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머리카락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섣불리 유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법원은 증거를 꼼꼼히 검토하여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