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6.08.30

민사판례

빚 갚으려고 재산 넘겼는데, 사해행위라고?

돈을 빌려준 채권자 입장에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가장 걱정되는 것은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는 것입니다.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해 법에서는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취소권)**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서 채권자가 돈을 받지 못하게 되면, 채권자는 그 재산 처분 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럼 빼돌린 재산을 다시 돌려놓고 채권자가 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해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채무자가 빚 갚으려고 재산을 다른 채권자에게 넘긴 경우에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을까?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해 특정 채권자에게만 재산을 넘기는 경우, 다른 채권자들은 받을 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경우 다른 채권자들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그 재산 처분 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단순히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에게 재산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민법 제406조 제1항)

  • 넘긴 재산이 채무자 전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넘긴 재산이 채무자의 거의 전부라면 사해행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채무초과 여부: 채무가 재산보다 많은 상태인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 재산 처분의 정당한 목적과 방법의 상당성: 빚을 갚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그 방법이 적절했는지 살펴봅니다.
  • 처분의 불가피성: 급하게 돈을 갚아야 하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도 고려합니다.
  • 채무자와 재산을 받은 사람의 관계: 만약 짜고 친 것이라면 사해행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의 입장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2718 판결)

대법원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빚 대신 넘기는 행위(대물변제)는 원칙적으로 다른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궁극적으로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면 사해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대물변제로 넘긴 재산의 가치가 원래 받아야 할 돈보다 적거나, 다른 담보가 충분히 있어서 다른 채권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결론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해 재산을 처분했더라도, 그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단순히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만으로 사해행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민사판례

빚 갚을 재산 없애고 특정 채권자에게만 돈 몰아주면 사해행위일까?

빚이 재산보다 많은 채무자가 여러 채권자 중 일부에게만 빚 대신 다른 재산을 넘겨준 경우, 다른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해행위'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만약 사해행위라면 어느 범위까지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입니다.

#채무초과#채권양도#사해행위#채권자취소권

민사판례

빚 갚을 능력 없을 때,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 대신 다른 재산 넘겨주면 사해행위일까?

빚이 많은 채무자가 여러 채권자 중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 대신 다른 재산을 넘겨주는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사해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사해행위가 아닐 수도 있다.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채무자#채권자

민사판례

빚 갚으려고 다른 사람에게 받을 돈을 은행에 넘겼다면? 사해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빚이 재정보다 많은 회사가 유일한 재산인 다른 회사에 대한 돈 받을 권리를 주거래은행에 넘겨 빚을 갚은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해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례입니다.

#사해행위#채권자취소권#채권양도#편파변제

민사판례

빚 갚을 재산 빼돌리면 안 돼요! 채권자 보호를 위한 사해행위 취소

빚진 사람이 자기 재산을 줄여서 다른 채권자들이 돈을 받기 어렵게 만드는 행위(사해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과, 빚진 사람의 재산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사해행위로 취소된 채권이라도 배당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사해행위#채권자취소권#압류#추심

민사판례

빚 갚으려다 빚더미에?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재산 가치 판단은 어떻게?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채무자)이 특정 채권자에게만 재산을 넘겨 다른 채권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해행위를 판단할 때, 채무자의 재산 중 실제로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재산은 제외해야 하고, 채무 변제를 위해 재산을 넘길 경우에도 채무자의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사해행위#재산가치평가#채무변제#채무초과

민사판례

빚 갚기 어려울 때 재산 처분, 조심하세요! 사해행위와 관련된 중요 판결 분석

빚이 재산보다 많은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할 때, 그 재산에 이미 다른 빚에 대한 담보가 설정되어 있고 담보 가치를 넘는 빚이 있다면 사해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빚을 갚기 위해 특정 채권자에게 다른 재산을 추가로 담보 제공하는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사해행위#채무초과#담보#재산처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