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을 돕기 위한 수출보험, 그 약관과 관련된 법적 분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수출보험 약관에 약관규제법 적용 여부와 신용장 조건의 주요 사항 위반 시 수출보험공사의 면책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수출보험 약관, 일반 약관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계약에서 사용되는 약관은 '약관규제에관한법률'의 적용을 받아 소비자를 보호합니다. 그런데 수출보험 약관은 다릅니다. 약관규제법 제15조와 시행령 제3조에 따라 '수출보험법'에 의한 수출보험 약관에는 약관규제법 제7조부터 제14조까지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7조부터 14조는 약관의 구체적인 무효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관의 일반적인 무효 사유를 규정한 제6조는 어떨까요? 대법원은 이러한 구체적인 무효 사유 조항들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무효 사유 조항인 제6조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8다9038 판결). 즉, 수출보험 약관은 일반 약관보다 규제가 덜한 특수성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신용장 조건,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
수출 거래에서는 신용장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용장은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증서로,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만 대금이 지급됩니다. 만약 수출자가 신용장 조건을 위반하면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문제가 된 것은 DHL 영수증입니다. 신용장에서는 선적 후 2일 이내에 DHL로 수입자에게 선적서류 사본을 보냈다는 증빙으로 DHL 영수증 원본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수출자는 선적 전에 발송한 DHL 영수증을 제출했고, 이는 신용장 조건 위반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대법원은 DHL 영수증 제출 조건의 목적이 단순히 수입자에게 선적서류 사본을 빨리 보내는 것뿐 아니라, 선적 전에 발행되는 선하증권 위조 가능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적 전에 발송된 DHL 영수증은 신용장의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신용장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신용장통일규칙 제13조 참조) 수출보험공사는 이러한 신용장 조건의 주요 사항 위반을 이유로 면책될 수 있습니다.
수출 기업을 위한 팁
이번 판례를 통해 수출보험 약관과 신용장 거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출 기업은 관련 규정과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해야 합니다.
민사판례
은행이 수출업자를 대신해 수출대금을 받기 위해 제출된 서류(신용장)를 매입할 때, 서류상의 명백한 불일치를 확인할 의무가 있으며, 수출보험 약관에는 일반 약관 규제보다 완화된 법률이 적용된다는 판결.
민사판례
은행이 한국은행의 무역금융 취급 규정을 어기고 수출 기업에 대출해준 경우,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보증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사판례
신용장 방식의 수출에서 수출보험금을 받으려면, 수입업자의 문제가 아닌 신용장을 개설한 은행의 지급 거절이 있어야 합니다.
민사판례
신용장 거래에서, 제출된 서류들이 신용장 조건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으면 은행은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오류라도 중요한 의미의 차이를 만들거나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면 불일치로 간주된다. 다른 서류로 서류의 하자를 보완할 수 없다.
민사판례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은행의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증채무 면책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약관 조항을 사후적 손실방지의무로 해석하여 은행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즉, 보증사고 이전의 주의의무 위반이 아닌, 보증사고 이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을 때에만 보증채무가 면책된다는 것입니다.
민사판례
수출대행업자가 수출보험공사에 허위 수출 내용을 통지한 경우, 실제 수출거래와 다르므로 수출보험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