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피해자는 간통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간통죄로 처벌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강간 피해자도 간통죄로 처벌받을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강간 피해자의 간통죄 성립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합니다.

사건의 개요

남편 A씨는 아내 B씨와 C씨를 간통죄로 고소했습니다. B씨는 C씨에게 강압당해 성관계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찍었을 뿐 실제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C씨는 성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 법원은 C씨의 자백을 근거로 간음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B씨는 강압에 의한 것이므로 간통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C씨는 강간죄와 간통죄가 모두 성립하지만 간통죄로 기소되었으므로 간통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강간 피해자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성관계는 피해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간통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가해자 역시 강간죄 외에 간통죄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C씨에게 간통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실제 성관계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며 원심 법원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영상에는 성관계가 이루어진 장면이 없었고, 만약 실제 성관계가 있었다면 C씨가 촬영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B씨에 대한 검사의 상고에 대해서는, 성관계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든, 성관계는 있었지만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든 간에, B씨에게 간통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간통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법조항

• 형법 제241조 (강간)
• 구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7조 (간통)

결론

강간 피해자는 간통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가해자 역시 강간죄 외에 간통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강간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법원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