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걸린 유치권, 소유자도 없앨 수 있을까?

내가 산 건물에 다른 사람의 유치권이 걸려 있다면? 당황스럽겠죠. 유치권은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을 돌려받을 때까지 채무자의 물건을 맡아둘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 유치권, 채무자뿐 아니라 건물의 소유자도 없앨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건물 소유자가 유치권을 소멸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 이 내용, 꼭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유치권 소멸 청구, 소유자도 가능!

민법 제327조에 따르면, 채무자는 빌린 돈에 상응하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항, 채무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유치물의 소유자도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59866 판결 등)

"상당한 담보"는 어떻게 판단할까?

그렇다면 "상당한 담보"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담보 가치가 채권 담보로서 충분한가?
• 유치물에 의한 담보력을 저하시키지 않는가?

즉, 제공하는 담보가 빌려준 돈을 확실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기존 유치권의 효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 유치물 가치가 빌려준 돈보다 클 경우: 빌려준 돈에 해당하는 담보를 제공하면 됩니다.
• 유치물 가치가 빌려준 돈보다 작을 경우: 유치물 가치에 해당하는 담보를 제공하면 됩니다.

실제 판례를 살펴보면...

한 소유자가 경매로 건물(제2 건물)을 매수했는데, 이 건물에 다른 사람의 유치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소유자는 자신이 소유한 다른 건물(제1 건물)에 최우선 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는 방식으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 소멸을 청구했습니다. 제2 건물의 가치는 유치권으로 담보된 채권액보다 낮았고, 제1 건물의 가치는 제2 건물과 비슷했습니다. 법원은 소유자가 제공한 담보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유치권 소멸을 인정했습니다. (대전지법 2019. 1. 25. 선고 2018나106744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다278411 판결)

결론

유치권 때문에 곤란을 겪는 건물 소유자라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물론 담보의 상당성은 개별 사안에 따라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포스팅이 유치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