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21.10.14

세무판례

결손금 있는 회사에 인척이 부동산 증여하면 증여세 내야 할까?

회사가 어려워 결손금이 있는데, 인척이 회사에 부동산을 증여했다면 증여세를 내야 할까요? 대법원은 최근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오늘은 이 판결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한국곡산 주식회사의 주식 90%를 소유한 대주주였습니다. 한국곡산은 2014년에 큰 손실을 보아 결손금이 발생했고, 이 결손금은 다음 해로 이월되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A씨의 4촌 이내 인척 B씨가 한국곡산에 부동산을 증여했습니다. 세무서는 이로써 A씨가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여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세무서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결손금이 있는 회사에 누군가 재산을 증여하면,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결국 대주주인 A씨가 이득을 본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로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6항을 들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 논리는 시행령 조항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법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에만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했는데, 시행령에서는 인척이 회사에 재산을 증여하면 무조건 대주주가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하고 증여세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시행령 조항이 법의 취지를 벗어났고, 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시행령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 시행령에 따라 부과된 증여세 부과 처분 역시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핵심 정리

  • 쟁점: 결손금이 있는 회사에 대한 제3자의 재산 증여 시, 대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
  • 대법원 판단: 해당 시행령 조항(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이므로, 이에 근거한 증여세 부과는 위법하다.
  • 관련 법 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 제1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 참조 판례: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두35695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판결은 법률과 시행령의 관계, 그리고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시행령은 법률의 범위 내에서 만들어져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세무판례

결손금 있는 회사에 재산 증여시,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조세법률주의 위반 판례 해설)

결손금이 있는 회사에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재산(주식)을 증여한 경우, 증여세는 주주가 실제로 얻은 이익, 즉 주식 가치의 증가분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며, 단순히 증여 사실만으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입니다.

#결손법인#주식 증여#증여세#특수관계인

세무판례

결손 없는 회사에 재산 증여 시 주주에게 증여세 부과할 수 있을까?

결손이 없는 회사에 누군가 주식을 증여했을 때, 기존 주주가 얻는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입니다. 이 판례에서는 증여받은 회사가 결손이 없고, 해당 증여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 이미 법인세가 납부되었다면, 기존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주식증여#결손없는법인#주주이익#증여세

세무판례

결손 없는 회사에 부동산 증여, 주주에게 증여세 과세할 수 있을까?

이월결손금 없이 증여 당시 사업연도에만 결손금이 있는 법인에 증여가 이루어진 경우, 해당 법인이 증여세 부과 대상인 '특정법인(결손금 등이 있는 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증여일까지의 실제 손익을 따져봐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단순히 사업연도 말에 결손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특정법인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증여세#특정법인#결손금#증여일

세무판례

결손기업 채무 면제, 증여세 내야 할까? - 대법원 판결 해설

부실기업에 대한 채권을 포기했을 때, 주주가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조항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서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법은 주주가 실제로 이익을 얻었을 때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손법인#채권포기#증여세#위법

세무판례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이중과세일까? 그리고 결손 없는 법인에 재산 증여 시 증여세는?

결손이 없거나 적은 법인에 누군가 재산을 증여했을 때, 그 법인의 주주가 얻게 되는 이익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이는 증여세법에서 결손 법인에 대한 증여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손없는 법인#증여#주주 이익#증여세 불가

세무판례

회사에 돈 빌려줬다고 증여세를 내라고? 🤨

최대주주가 있는 회사에 개인이 돈을 무이자로 빌려준 경우, 그 회사가 이익을 얻었더라도 해당 개인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 세금을 매기려면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관련 시행령 조항이 법률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무상대부#증여세#위법#시행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