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 사고 예방 의무 있어요!

골프 경기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캐디에게도 책임이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4.1.17. 선고 2022도XXXX 판결)을 통해 캐디의 업무상 과실치상죄 성립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골프장에서 경기 중, 플레이어 A가 친 공에 다른 플레이어 B가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캐디는 플레이어들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A의 공 근처에 B를 내려주었고, A에게는 B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기다리라는 등의 주의를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A의 두 번째 샷이 B를 맞추게 된 것이죠.

쟁점: 캐디의 업무상 과실 여부

이 사건의 핵심은 캐디에게 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캐디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캐디의 업무 범위: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업무'는 단순히 직무 자체의 위험성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신체 위험을 방지하는 의무를 포함합니다. (형법 제268조,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8도1273 판결 등) 골프 캐디는 골프채 운반 등의 기본적인 업무 외에도, 경기 참가자의 안전을 배려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의무를 가집니다.

2. 골프 경기의 특성: 골프는 공을 치는 행위 자체에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 참가자는 물론, 캐디 역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40 판결)

3. 캐디의 주의의무 위반: 이 사건에서 캐디는 A가 공을 치기 전에 B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B를 A의 공 근처에 내려준 후 A에게 주의를 주지 않은 것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골프 캐디에게 단순 보조 역할을 넘어, 경기 참가자의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골프 경기 중 발생하는 사고 예방을 위해 캐디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례입니다. 골프를 즐기는 모두가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