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23.07.27

형사판례

니코틴 살인, 대법원 "증거 불충분…다시 재판하라"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직접 증거 없이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에는 의문점이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혼외 관계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빚까지 늘어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남편이 사망하면 보험금과 유산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을 탄 음료와 흰죽, 물을 먹여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1심 법원은 니코틴 음료와 흰죽을 먹였다는 혐의는 무죄, 니코틴을 탄 물을 먹여 살해했다는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2심 법원도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증거 불충분: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피해자가 니코틴을 마신 경위가 불분명하고,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을 탔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습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니코틴을 먹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증거재판주의, 검사의 증명책임)

  • 범행 동기 의문: 불륜 관계와 경제적 어려움이 살인 동기로 보기에는 부족합니다. 부부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듯한 정황도 있고, 피고인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이 살인을 감행할 정도로 절박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 범행 방법 의문: 의식이 있는 피해자에게 다량의 니코틴 원액이 든 물을 먹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니코틴 원액은 맛이 매우 자극적이라 알아채지 못하고 마시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이 지적한 추가 심리 필요 사항

대법원은 원심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피해자가 언제 니코틴을 마셨는지
  • 피해자가 스스로 니코틴을 마셨을 가능성
  • 피고인이 고농도 니코틴 원액을 구입한 경로
  • 압수된 니코틴 용액과 피해자 사망의 연관성
  • 의식이 있는 피해자에게 니코틴 원액을 먹이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제308조(증명책임): 형사재판은 증거에 의해서만 판결하며, 유죄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 헌법 제27조 제4항: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 형법 제250조(살인):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2236 판결: 간접증거에 의한 유죄 인정의 요건
  •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검사의 증명책임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살인과 같이 중대한 범죄일수록 직접적인 증거 없이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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