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샀는데 잔금 안 내도 계약 해지 못 한다고? 🤔 특약 해석은 이렇게!

땅을 사고팔 때 계약서에 특약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특약 내용이 애매하면 나중에 분쟁이 생길 수 있죠. 특히 계약 해지와 관련된 특약은 더욱 신중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오늘은 잔금 미지급과 계약 해지에 관한 특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땅을 사는 사람(매수인) 甲과 파는 사람(매도인) 乙이 매매계약을 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미지급된 토지잔금이 지급된 후에는 해제할 수 없으며 매도인이 해제할 시는 토지잔금의 배액을 배상하기로 한다.”는 특약이 있었습니다. 甲이 잔금을 제때 내지 않았는데, 이 특약 때문에 乙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걸까요?

해석: 얼핏 보면 잔금을 안 내도 계약 해지를 못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원은 그렇게 해석하지 않습니다.

• 법정해제권: 원래 계약에서 한쪽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를 '법정해제권'이라고 합니다.
• 임의규정: 법정해제권에 관한 법 규정은 '임의규정'입니다. 즉, 당사자끼리 다른 약속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계약서에 법정해제권을 배제하는 특약을 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 엄격한 해석: 하지만 법정해제권 배제 특약은 채무불이행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은 이러한 특약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계약 당사자들이 정말로 법정해제권을 배제하려고 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다22971 판결 참조)
• 문맥 고려: 계약서의 특약은 문맥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미지급된 토지잔금이 지급된 후에는 해제할 수 없다"는 부분만 보면 해제가 불가능한 것 같지만, 뒤에 "매도인이 해제할 시는 토지잔금의 배액을 배상하기로 한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두 문구를 함께 보면, 오히려 잔금을 지급한 후에도 매도인이 배액 배상을 하고 해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약정해제권: 즉, 이 특약은 법정해제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잔금 지급 후에도 매도인이 토지잔금의 배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약정해제권'을 유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위 사례에서처럼 특약 내용이 모호하면 법원은 계약 당사자의 의도, 계약 체결 경위, 계약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합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5336, 5343 판결, 대법원 2001. 2. 27. 선고 99다23574 판결 등 참조) 단순히 "해제할 수 없다"는 문구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전체적인 문맥과 법리적 해석을 통해 특약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계약 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특약을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