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옆 땅을 샀는데, 약속을 안 지켜요! 계약 해지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 매매계약을 할 때, 계약서에 쓰여진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약속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추가 약속을 '특약'이라고 하는데요, 만약 상대방이 특약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자신이 창건한 사찰(반야암) 옆 토지를 B개발회사에게 팔기로 했습니다. 매매계약서에는 토지 가격 외에도 다음과 같은 특약이 포함되었습니다.

• 특약 ①: B회사는 도시계획사업으로 사찰 주변 토지 약 3,000평이 제척지(개발에서 제외되는 땅)로 지정되었는데, 그중 2,000평 정도를 추가로 제척지로 만들어 A씨에게 제공한다.
• 특약 ②: 사찰 앞을 흐르는 물길을 유지한다.
• 특약 ③: 사찰 경내에 잔디광장과 조경 공사를 한다.

B회사는 토지대금을 지불하고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지만, 특약 ②와 ③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A씨는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씨의 계약 해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B회사는 특약 ①(추가 제척지 확보)은 이미 이행했고,
• 특약 ②, ③의 경우, A씨는 B회사에게 위약금을 청구하거나 강제이행을 요구하는 등 다른 법적 조치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 무엇보다 특약 ②, ③은 매매계약의 주된 목적(토지 매매) 달성에 필수적인 조건이 아니고 부수적인 약속에 불과하다.

즉, 특약을 어겼다고 해서 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 특약이 매매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인지, 다른 방법으로 권리 구제가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 조항 및 판례

• 민법 제544조 (해제권 행사의 제한) 당사자 일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민법 제563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매매는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 민법 제568조 (매도인의 담보책임)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그 매매목적물을 인도하고 그 권리를 이전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87.5.26. 선고 85다카914,915 판결

• 대법원 1993.7.13. 선고 93다17966,17973 판결

• 대법원 1994.4.26. 선고 93다5123 판결

결론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특약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약의 내용과 중요도, 다른 구제 수단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매매계약 시 특약사항을 정할 때는 신중하게 고려하고,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