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간격으로 여러 번 뇌물을 받으면 하나의 죄일까?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받는 죄입니다. 그런데 만약 며칠 간격으로 여러 번 뇌물을 받았다면, 이는 여러 개의 죄일까요, 아니면 하나의 죄일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 공무원이 시유지 매각과 관련하여 민원인으로부터 두 번에 걸쳐 뇌물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100만 원, 두 번째는 200만 원이었고, 두 번의 뇌물 수수는 며칠 사이에 이루어졌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를 각각 별개의 뇌물죄로 보고 경합범(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으로 처벌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두 번의 뇌물 수수가 동일한 직무, 동일한 명목, 그리고 며칠 사이에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즉, 뇌물을 준 목적과 공무원의 직무가 동일하고, 시간적으로도 매우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여러 번 뇌물을 받았더라도 하나의 뇌물죄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법률 용어로 포괄일죄라고 합니다.

결국 대법원은 1심과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두 번의 뇌물 수수 행위를 하나의 뇌물죄로 판단하여 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례는 뇌물죄의 포괄일죄를 인정하는 중요한 판례로, **형법 제37조(경합범)**와 **제129조(뇌물죄)**가 적용되었습니다. 유사 판례로는 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711 판결,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도1648 판결, 대법원 1990. 6. 26. 선고 90도466 판결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뇌물죄는 단순히 돈을 받았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돈을 받게 된 경위, 즉 직무 관련성, 횟수, 기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이 판례를 통해 뇌물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