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4.03.26

민사판례

법원은 애매하게 취하한 건지 아닌지 물어봐야 할 의무가 있어요!

오늘은 법정에서 주장을 변경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법원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소송 중에는 상황 변화에 따라 주장을 바꿀 수 있는데요, 이때 주장 변경이 다른 주장의 취하를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토지와 골프연습장 매매계약 관련 분쟁이었어요. 피고는 처음에는 '사기를 당해서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주위적 청구) 또는 '계약 내용대로 안 했으니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예비적 청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주장을 바꾸면서 '사기를 당했으니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 아니면 계약 위반이 있었으니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해달라'라고 주장을 변경했죠.

문제는 피고가 주장을 바꾸면서 기존의 '계약 해지' 주장은 취하한 건지, 아니면 여전히 유효한 건지 애매해졌다는 겁니다. 단순히 주장 내용을 일부 변경한 것인지, 아니면 계약 해지 주장 자체를 포기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던 거죠.

대법원은 이런 경우 법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확인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당사자가 주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법원은 "예비적 청구를 취하한 건가요?"라고 물어봐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죠.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262조) 이를 석명권이라고 하는데,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법원이 당사자에게 질문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판례가 있었는데요,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10153 판결,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41435 판결 등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번 판결은 소송 당사자뿐 아니라 법원의 역할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법원은 당사자들의 주장을 단순히 듣고 판단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고 정당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주장 변경으로 다른 주장의 취하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법원의 석명 의무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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