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하자, 시공사에 보수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하자가 발견됐다면? 당연히 보수를 받아야겠죠. 그런데 시공사가 분양사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해서 입주민이 시공사에 직접 보수를 요구할 수 없을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이 궁금증을 해결해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하자 보수를 위해 시공사와 분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공사는 분양사에 대한 하자 보수 의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니, 입주민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시공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공사는 입주민에게 직접적인 하자 보수 책임을 진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시공사는 입주민에게 직접 하자 담보 책임을 집니다. 이는 분양사에 대한 책임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분양사에 대한 책임과 입주민에 대한 책임은 별개다: 시공사가 분양사에 대한 하자보수 의무를 다하지 못했더라도, 입주민에 대한 하자보수 의무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책임은 별개의 채무이기 때문입니다.
• 집합건물법 제9조 제2항과 제3항은 입주민에 대한 책임의 범위와 발생 요건을 규정할 뿐 소멸 사유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 조항들은 시공사의 입주민에 대한 책임의 범위와 발생 요건을 정하고 있을 뿐, 분양사에 대한 책임의 소멸시효 완성이 입주민에 대한 책임 소멸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은 아파트 하자 발생 시 입주민의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분양사와 시공사 간의 문제로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고, 하자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강화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참고 법조항: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항, 제3항
• 민법 제667조 제2항

판례 정보:

•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다22397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