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1.05.26

형사판례

좁은 골목길 교통사고, 택시기사의 책임은?

심야,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서 택시에 치여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택시 기사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사건의 개요

늦은 밤, 택시 기사는 밀집된 주택 사이의 좁은 골목길을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골목길은 직각으로 꺾이는 급커브에 가파른 내리막길이었고, 주차된 차들로 인해 실제 도로 폭은 더욱 좁았습니다. 택시 기사는 이곳에서 길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역과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1심과 2심: 무죄 판결

1심과 2심 법원은 택시 기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골목길의 구조상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누군가 길에 누워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택시 기사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 아니고,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법원: 유죄 취지 판결 파기 환송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택시 기사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택시 기사는 자신의 직업 특성상 높은 주의의무를 가지고 운전해야 하는데, 사고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 심야 시간 및 도로 상황: 늦은 밤, 주택가 좁은 골목길, 급커브, 가파른 내리막길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운전자는 평소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돌발 상황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 운전자의 주의의무: 택시 기사는 전문 운전업무 종사자로서 일반 운전자보다 더 높은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사고 당시 도로 상황에 맞춰 속도를 줄이고 전방 및 주변을 세심하게 살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 예견 가능성: 비록 길에 사람이 누워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더라도,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하여 운전했어야 합니다.

관련 법조항:

  •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3 제1항 제1호 (현재는 폐지)

결론

이 판결은 운전자, 특히 영업용 차량 운전자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운전할 때는 항상 주변 상황을 꼼꼼하게 살피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안전 운전 습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특히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비극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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