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20.07.09

민사판례

회계법인 감사보고서와 손해배상 책임, 그 복잡한 관계

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파산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례는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A 회계법인은 B 저축은행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적정' 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B 저축은행은 이를 근거로 회사채를 발행했고, 투자자 C 등은 이 회사채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B 저축은행은 파산했고, C 등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A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C 등은 A 회계법인이 B 저축은행의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적정' 의견을 제시하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A 회계법인은 감사 과정에서 B 저축은행의 대출채권 부실에 대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으며,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A 회계법인이 B 저축은행의 부실을 인지했음에도 적정 의견을 낸 것은 잘못이며, 투자자 C 등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 회계법인이 B 저축은행의 부실에 대한 시정 요구 이후,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에 반영되었는지, 그 과정이 적절했는지 등을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회계법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른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부분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내용 정리

  • 회계법인의 주의의무: 회계법인은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고,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재무제표의 중요한 부분이 왜곡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 회계감사기준)

  • 회계감사기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회계감사기준은 회계법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손해배상 책임: 회계법인이 중요한 사항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하여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

  • 입증 책임: 회계법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회계법인이 중요한 사항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관련 법 조항 및 판례

  •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5조, 제17조 제2항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1항
  • 민법 제750조
  •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36930 판결

이번 판례는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와 그에 따른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중요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보호와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계법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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