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과 '용' 그림, 같은 상표?

상표권 분쟁은 기업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오늘은 '용'을 소재로 한 두 상표의 유사성을 다룬 흥미로운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쌍용정유는 'DRAGON'이라는 문자 상표를 출원했지만, 이미 '용'이라는 한글과 한자, 그리고 원형 도형이 결합된 상표가 존재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두 상표, 과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법원은 두 상표가 외관과 칭호는 다르지만, 관념에서 동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DRAGON'은 영어로 '용'을 의미하고, 기존 상표의 핵심 요소 역시 '용'이라는 글자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두 상표가 같은 상품 출처에서 나온 것으로 혼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쌍용정유의 상표 출원은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상표의 유사성을 판단할 때 외관과 칭호뿐 아니라 관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비슷한 상품에 사용될 경우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상표는 상표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이죠.

이 사건은 구 상표법(1990.9.1. 법률 제4,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7호를 적용하여 판결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될 경우 수요자에게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판례로는 대법원 1987.2.10. 선고 86후83 판결, 1990.9.25. 선고 90후76 판결, 1990.10.10. 선고 90후458 판결 등이 있습니다. 상표 출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판례들을 참고하여 상표의 유사성 여부를 꼼꼼히 검토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