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3.04.27

형사판례

강간 피하려 4층에서 뛰어내린 여성, 가해자는 강간치상죄 아닌 강간미수죄

끔찍한 사건이죠. 한 여성이 강간을 피하려고 4층 여관방 창문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습니다. 가해자는 강간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쳤지만, 여성이 입은 상해 때문에 강간치상죄로 기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간치상죄가 아닌 강간미수죄라고 판결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건의 개요

한 남성이 캬바레에서 만난 여성을 여관으로 유인해 강간하려 했습니다. 여성은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남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4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쟁점: 예견가능성

이 사건의 핵심은 '예견가능성'입니다. 형법 제15조 제2항에 따르면, 결과적 가중범(기본 범죄행위에 더해 예상치 못한 더 심한 결과가 발생한 범죄)에서 가중된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다면, 더 무거운 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강간치상죄는 강간 행위 자체보다 그로 인해 상해가 발생했기에 더 무거운 죄입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여성의 상해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가해자가 여성의 상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강간 시도의 정도: 폭행과 협박이 강간의 수단으로는 비교적 경미했습니다.
  • 여성이 뛰어내린 시점: 남성이 화장실에 간 사이였기에, 여성은 일단 급박한 위험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 4층 높이: 4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며,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예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해자가 여성의 상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판단하고 강간미수죄를 적용했습니다. (대법원 1992.12.22. 선고 92도2725 판결) 이 판결은 대법원 1985.10.8. 선고 85도1537 판결, 1988.4.12. 선고 88도178 판결 등 기존 판례와 같은 맥락입니다. 즉,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을 예견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결론

비록 여성이 중상을 입었지만, 가해자의 행위와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약하다고 판단되어 강간치상죄가 아닌 강간미수죄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결과적 가중범에서 예견가능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형사판례

새벽 4시, 문 두드림과 베란다 침입은 강간미수?

간음 목적으로 새벽에 여자 혼자 있는 방에 침입하려고 문을 두드리고, 베란다를 통해 창문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한 행위는 강간죄의 착수로 인정된다.

#강간착수#침입시도#간음목적#폭행

형사판례

강간범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긴급피난이 성립할까?

강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반항하여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도 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 가해자가 스스로 범행을 야기했으므로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에 해당하지 않는다.

#강간치상#피해자 반항#상해#정당방위

형사판례

호텔에서 벌어진 비극, 강간 시도와 추락사, 그 책임은 누구에게?

강간을 피하려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가해자의 강간 시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강간치사죄가 성립될 수 있다.

#강간치사#인과관계#감금#사망

형사판례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상해를 입힌 경우, 특별법 적용은?

강간을 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상해를 입힌 경우, 성폭력특별법상 '강간죄를 범한 자가 상해를 입힌 경우'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입니다. 대법원은 강간죄가 *기수*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강간미수#상해#특가법#가중처벌

형사판례

강간치상죄에서 '상해'란 무엇일까요? - 14세 여중생 차 안 몸싸움 사건

강간을 피하려다 생긴 찰과상 등 가벼운 상처라도 피해자의 나이, 상황 등을 고려하여 강간치상죄의 상해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

#강간치상죄#찰과상#상해#저항

형사판례

술 마시고 여관에서 발생한 사건, 강간죄일까?

남녀가 교제 중 성관계를 했는데, 여성이 거부하는데도 남성이 힘으로 제압하여 성관계를 했다면 강간죄일까? 이 판례는 단순히 여성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힘만 사용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여성의 저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간죄#폭행/협박#저항곤란#유형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