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 경력 증명 못하면 나중에 소송해도 소용없다?

개인택시 면허를 따려면 필요한 운전 경력을 모두 증명해야 합니다. 만약 면허 신청 당시 경력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해서 면허를 받지 못했다면, 나중에 소송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해도 면허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지만, 서울시는 원고의 운전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면허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원고는 면허 신청 당시 제출하지 않았던 과거 택시 회사에서의 추가 운전 경력을 증거로 제출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행정 처분의 적법성은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즉, 처분 당시에 존재했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정소송법 제27조)

그렇다면 처분 당시 제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는 전혀 소용이 없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처분 당시 행정청이 알고 있던 자료뿐 아니라,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93.5.27. 선고 92누19033 판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추가로 제출한 운전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는 특정인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행정행위로,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행정청의 재량에 속합니다. (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 제6조) 면허 기준 설정 역시 행정청의 재량입니다. 당시 서울시의 "1993년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에서는 경력 증명의 추가 보완을 금지하고 제출된 서류만으로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지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에 따라 운전 경력을 산정한 것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84.5.29. 선고 83누692 판결, 대법원 1992.7.10. 선고 91누10541 판결, 대법원 1993.10.12. 선고 93누4243 판결, 대법원 1995.1.20. 선고 93누22661 판결 등) 즉, 원고가 면허 신청 당시 해당 경력을 주장하거나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소송에서 새로운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1989.3.28. 선고 88누12257 판결, 대법원 1995.1.20. 선고 93누22661 판결)

결론

개인택시 면허 신청 시에는 필요한 모든 운전 경력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중에 소송을 통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더라도, 행정청의 재량 범위 내에서 정해진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면 면허를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면허 신청 전에 관련 규정과 지침을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한 서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