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 수리하다 불 났네?!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집이 낡아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는데, 공사 중에 불이 났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인데요. 이런 경우, 과연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적인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세입자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오래된 집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B씨는 A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C 건설회사에 공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C 건설회사 직원들이 공사 중 화재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이 나버렸습니다. 이런 경우, 세입자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네,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이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와의 계약에 따라 다른 업체에 수리 공사를 맡긴 경우, 그 업체는 집주인의 지시를 받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집주인을 도와 계약을 이행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 중 업체의 실수로 불이 났다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법 제391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

민법 제391조 (이행보조자의 고의, 과실) 채무자의 법정대리인이 채무자를 위하여 이행하거나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에 채무자는 그 법정대리인 또는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배상할 책임이 있다.

즉, 위 사례에서 세입자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집주인 B씨는 C 건설회사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처럼 책임져야 합니다.

집 수리 공사 중 발생한 화재! 세입자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한 상황인데요. 다행히 법은 세입자의 편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근거를 알고 계신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