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도둑맞은 통장에서 돈이 인출되었을 때 은행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법원 판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은 누군가의 집에 도둑이 들어 통장과 도장을 훔쳐간 후 여러 은행 지점에서 돈을 인출한 사건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자신의 집에 보관 중이던 예금통장과 도장을 도난당했습니다. 도둑은 통장 비밀번호까지 알아낸 후, 여러 은행 지점을 돌아다니며 총 세 번에 걸쳐 예금을 인출했습니다. 첫 번째 인출 후 1시간 반 이내에, 다른 지점에서 두 번의 인출이 더 이루어졌습니다. 은행은 통장과 인감, 비밀번호가 모두 일치하였기에 예금을 지급했지만, 원고는 은행에 도난당한 통장에서 인출된 금액에 대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도둑맞은 통장에서 여러 차례 돈이 인출되었을 때, 은행이 단순히 통장, 인감, 비밀번호 확인만으로 예금 지급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추가적인 확인 의무를 져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단시간 내에 여러 지점에서 인출이 이루어진 경우 은행에 '정당한 예금인출권한이 없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그리고 은행 직원이 추가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에 과실이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첫 번째 인출에 대해서는 은행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단시간 내에 다른 지점에서 이루어진 두 번째, 세 번째 인출에 대해서는 은행이 추가적인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은행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은행의 예금거래기본약관(민법 제470조 관련)에 따라 통장, 인감, 비밀번호가 일치하면 예금을 지급해야 하고, 은행은 인감이나 서명의 위조·변조 또는 도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책임을 진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비밀번호까지 일치하는 경우, 은행이 예금인출권한에 대해 의심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추가적인 확인의무를 금융기관에 부과하기보다는 예금주에게 비밀번호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예금 지급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권한이 없다는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은행이 추가적인 확인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단시간 내 여러 지점 인출'만으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핵심 정리
이 판례는 도난당한 통장에서의 예금 인출과 관련하여 은행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담사례
핸드백 날치기로 통장, 도장, 신분증을 도난당해 예금 인출 피해를 입었더라도, 은행이 본인 확인에 과실이 없었다면 (예: 인감, 비밀번호, 신분증 확인) 은행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
민사판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사람이 위조한 인감과 정확한 비밀번호로 예금을 인출한 경우, 은행 직원이 육안으로 인감을 확인하고 비밀번호가 일치하면 은행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사판례
은행은 예금 지급 시 예금주가 맞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예금을 잘못 지급하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사판례
타인에게 주민등록증을 빌려준 예금주, 주민등록증을 도용하여 폰뱅킹으로 예금을 인출한 사기범,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한 은행 모두 책임이 있으며, 이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은행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과실상계는 공동불법행위자 전체에 대한 은행의 과실 비율로 계산해야 한다.
민사판례
예금주가 인감도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두고 타인에게 예금인출 심부름을 시켰다는 이유만으로 사기단의 은행 사기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판결.
민사판례
회사 직원이 회사 돈을 사취하기 위해 대리인인 척하며 회사 명의의 예금을 인출하여 양도성예금증서로 바꿔간 사건에서, 은행 측에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은행의 책임을 묻지 않은 판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