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줬다는데 증거가 없어졌네?! 항소심은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빌린 적 없다고 우기는 사람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어요. 1심에서는 돈을 빌려줬다는 사람이 이겼는데, 항소가 제기되기 전에 관련 기록이 모두 폐기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소심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쟁점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원고는 1심에서 승소했지만, 판결 확정 후 기록이 폐기되었습니다. 패소한 피고는 뒤늦게 추완항소를 제기했는데, 이 경우 증거가 모두 사라졌으니 돈을 빌려준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1심에서 이겼으니 이제 피고가 빌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까요? 아니면 여전히 원고가 빌려줬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에서 승소했고 기록이 폐기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입증 책임이 피고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근거 법률 및 판례

• 민법 제598조 (소비대차의 성립) : 소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 (자유심증주의) :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항소심의 심리범위) :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사항에 관하여 심판하고, 항소의 이익이 있는 한도 안에서 조사 및 판단한다.
• 대법원 1972. 12. 12. 선고 72다221 판결: 금전대여 주장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금전대여 주장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다26249 판결: 항소심은 제1심 증거의 내용, 대체 증거 존재 여부 등을 판단 자료로 삼을 수 있고, 원고에게 충분한 증명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항소심의 역할

대법원은 항소심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원고가 1심에서 제출했던 증거는 무엇이었는지
• 폐기된 증거를 대체할 다른 증거가 있는지
• 항소심에서 대체 증거를 제출하는 것이 왜 쉽지 않은지

즉, 항소심은 단순히 기록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불리하게 판단해서는 안 되고, 원고에게 충분한 증명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물론, 최종적인 입증 책임은 여전히 원고에게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