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분의 세금, 상속받은 재산만큼만 내면 될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상속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내지 못한 세금이 있었다면 상속인들이 그 세금을 내야 할 의무를 지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상속받은 재산보다 고인의 세금이 더 많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속받은 재산만큼만 내면 되는 걸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핵심은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입니다. 이 조항은 "상속인은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체납처분비(이하 '국세 등'이라 한다)를 상속으로 인하여 얻은 재산을 한도로 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상속받은 재산만큼만 세금을 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조항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핵심 판례인 대법원 1983.6.14. 선고 83누175 판결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 판례는 본문에 소개된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상고심 판결입니다.)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의 의미는 상속인이 고인의 세금 납부 의무를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승계한다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세금 납부 의무 전체를 승계하지만, 다만 세무서가 상속재산 한도 내에서만 징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상속받은 재산이 1억 원이고 고인의 미납 세금이 2억 원이라면, 상속인은 2억 원 전체에 대한 납세 의무를 지지만 세무서는 1억 원(상속재산)까지만 징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1억 원에 대해서는 상속인의 다른 재산으로 납부할 의무는 없지만, 만약 나중에 상속인에게 다른 재산이 생긴다면 세무서는 그 재산에 대해서도 징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속받은 재산보다 고인의 미납 세금이 더 많더라도 상속인은 고인의 세금 전체에 대한 납부 의무를 지게 됩니다. 다만, 세무서가 징수할 수 있는 금액은 상속받은 재산 가액을 넘지 않습니다. 상속과 관련된 세금 문제는 복잡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