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22.03.31

형사판례

명의신탁 주식 처분 후 세금 신고, 위조일까? 아닐까?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명의신탁'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내 돈으로 주식을 샀지만,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명의신탁한 주식을 처분하고, 세금 신고를 할 때 실제 주인인 내가 수탁자 이름으로 신고서를 작성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문서 위조에 해당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회사의 실제 사주인 피고인은 다른 사람(수탁자) 명의로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명의수탁자를 변경하기 위해 제3자에게 주식을 양도한 후, 기존 수탁자 명의로 증권거래세 과세표준신고서를 작성하여 세무서에 제출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을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로 기소했습니다.

쟁점

명의신탁된 주식을 처분한 후, 수탁자 명의로 작성한 세금 신고서가 사문서위조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원심은 이러한 세금 신고 행위가 '공법행위'이기 때문에 명의신탁 재산에 대한 처분 등 '사법상' 권한 행사와는 다르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포괄적 명의사용 허용 추정: 아무런 부담 없이 명의신탁된 경우, 수탁자는 신탁자에게 명의사용을 포괄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신탁자가 수탁자 명의로 서류를 작성해도 위조가 아닙니다. (형법 제231조, 제234조,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 사법행위와 공법행위 구분 불필요: 명의사용 허용 범위를 사법행위와 공법행위로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식 처분 후 세금 신고는 법에 따른 절차이고, 신고하지 않으면 수탁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사용 허용: 수탁자가 명의사용을 허용하면서도 세금 신고에 대해서만 명의사용을 제한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정이 없었습니다.

즉, 명의신탁된 주식의 처분을 허용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후 세금 신고를 위한 명의사용도 허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425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4812 판결 참조)

결론

이 판례는 명의신탁 주식 처분 후 세금 신고와 관련된 사문서위조죄 성립 여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명의신탁은 복잡한 법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세무판례

내 명의로 된 주식, 진짜 내 것일까? - 명의신탁과 세금 문제

다른 사람 이름으로 재산을 등록(명의신탁)한 경우, 세금을 피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증여세만 피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다른 세금, 예를 들어 소득세 등을 피하려는 목적도 없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명의신탁#조세회피#입증책임#증여세

세무판례

주식 명의신탁과 증여세, 핵심 쟁점 완벽 정리!

주식의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를 경우, 명의신탁 합의가 있었다면 그 합의일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해야 하며, 이미 명의신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 주식에 대해서는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또한, 기존 명의신탁이 종료되고 새로운 명의신탁이 이루어지면 새로운 명의신탁 관계에 따라 증여세를 과세해야 합니다.

#명의신탁#증여세#명의신탁 합의일#명의개서 해태

세무판례

주식 명의신탁과 증여세, 알고 계셨나요?

회사가 주가 조작을 위해 타인 명의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고 명의도 변경했는데, 이 경우 명의를 받은 사람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명의신탁이 불법이더라도, 조세 회피 목적이 있었다면 증여로 간주하여 세금을 매길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명의신탁#주식#증여세#주가조작

세무판례

주식 명의신탁과 증여세, 핵심 정리!

타인 명의로 주식을 보유(명의신탁)한 경우, 조세 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명의자가 입증해야 하며, 과거 명의신탁 주식을 일정 기간 내에 실소유주 명의로 바꾸면(실명전환)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판례입니다.

#명의신탁#주식#증여세#실명전환

세무판례

내 명의가 아닌 주식, 증여세 폭탄?! 명의신탁 주식과 증여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을 사서 증권회사 계좌에만 기록하고 회사 주주명부에는 기록하지 않으면 증여세를 내야 할까요? 또,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주식을 팔아 원래 주인에게 돈을 돌려주면 증여받은 것을 돌려준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둘 다 "아니오"라고 판결했습니다.

#타인명의#주식#증여세#주주명부

세무판례

주식 명의신탁과 증여세, 쟁점 정리!

실제 주식 소유자와 주주명부상 이름이 다른 명의신탁 주식의 경우, 증여로 간주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이미 한 번 증여세가 부과된 주식이나 그 매도대금으로 다시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는 중복해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 단, 매도대금으로 재취득한 주식이라는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

#명의신탁주식#증여세#중복과세#재취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