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 받으려 소송했는데, 갚았다는 증거를 제대로 반박했어야죠!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서 소송까지 가는 일, 정말 답답하죠. 그런데 소송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오늘 소개할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인데요, 빌려준 돈을 갚았다는 상대방의 주장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해서 손해를 본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A는 B에게 5천만 원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B가 돈을 갚지 않아 A는 B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B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A는 승소했습니다 (무변론 승소). 그러나 B는 항소하면서 A에게 2천2백만 원을 입금한 계좌 거래내역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이에 A는 준비서면에 "이 거래내역은 빌려준 돈과는 전혀 다른 자료"라고 주장했고, 변론기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쟁점

문제는 A가 B의 "2천2백만 원 변제" 주장을 제대로 반박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A가 B의 주장을 명확하게 다투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B가 2천2백만 원을 갚은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자백간주).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은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으면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변론 전체의 취지로 보아 다툰 것으로 인정되면 자백간주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A가 "거래내역은 빌려준 돈과 전혀 다른 자료"라고 주장한 것은 B의 변제 주장을 명백히 다툰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다르다"고만 말한 것이 아니라, 빌려준 돈과는 관련 없는 돈이라는 취지로 반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백간주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이 사례는 소송에서 상대방 주장에 대한 명확한 반박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아니다"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아닌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혀 적극적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그래야 원치 않는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A처럼 애매하게 반박하다가는 빌려준 돈을 다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