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재산분할, 언제 기준으로 나눠야 할까요?

사실혼 관계가 끝났을 때 재산을 어떻게 나누는지, 특히 재산 가치를 정하는 기준 시점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던 판례를 소개합니다. 동거하다 헤어진 커플들이 재산 문제로 다투는 경우, 이 판례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혼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 원칙은 '사실혼 해소일'

법원은 사실혼 관계가 깨진 날, 즉 사실혼 해소일을 기준으로 재산분할 대상과 그 가치를 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쉽게 말해, 헤어진 날을 기준으로 누가 얼마만큼의 재산을 갖고 있는지 따져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어요!

원칙적으로 사실혼 해소일이 기준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만약 사실혼 해소일 이후 재판이 끝날 때까지 부동산처럼 함께 노력해서 만들고 유지했던 재산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 그 변화를 반영해서 재산 가치를 다시 계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함께 살던 집값이 갑자기 크게 올랐거나, 큰 빚이 생겼다면,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재산분할을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공평한 재산분할이라는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판례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을까요?

이번 판례에서 A씨와 B씨는 사실혼 관계였고, B씨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헤어진 후 A씨가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는데, 문제는 건물 가치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지였습니다.

법원은 사실혼 해소일을 기준으로 건물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건물 가치가 변동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2019년 11월을 기준으로, 2심에서는 2021년 12월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했는데, 대법원은 사실혼 해소일과 가장 가까운 시점, 즉 1심의 평가를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17므11856, 11863 판결)

이 판례는 사실혼 재산분할에서 기준 시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예외적인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혼 관계 해소 후 재산분할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판례를 참고하여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