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문제로 유죄 받았는데, 나중에 세금 부과가 취소되면 어떻게 될까? 재심 가능성과 그 요건

오늘은 세금과 관련된 형사 사건에서 재심 가능성을 다룬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세금 포탈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나중에 세금 부과 자체가 취소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재심을 통해 판결을 바꿀 수 있을까요?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해외에서 받은 수입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고, 회사의 외주공사비를 가공경비로 처리하여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조세심판원의 재조사 결정에 따라 법인세 부과처분 일부가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새로운 증거'의 의미와 재심 가능성

이 사건의 핵심은 '새로운 증거'의 의미입니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때 이를 다시 심리하는 제도인데, '새로운 증거'의 발견은 재심 사유 중 하나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그렇다면 세금 부과 취소 결정이 '새로운 증거'에 해당할까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새로운 증거란? 재심 대상이 된 확정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했거나 발견됐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를 새로 발견하거나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대법원 2013. 4. 18.자 2010모363 결정 참조)

• 세금 부과 취소와 재심: 조세 부과처분이 취소되는 행정판결이 확정되면, 부과처분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던 것이 됩니다. 따라서 납세 의무도 없어지므로, 이는 조세포탈에 대한 무죄 또는 원래 판결보다 가벼운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됩니다. (대법원 1985. 10. 22. 선고 83도2933 판결 참조) 마찬가지로, 조세심판원의 재조사결정에 따른 부과처분 취소도 재심 사유가 됩니다.

판결 결과

대법원은 조세심판원의 재조사결정과 그에 따른 과세관청의 후속 처분은 '새로운 증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법인세 포탈 부분은 취소된 세액 범위 내에서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세금 부과처분 취소가 형사 재심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세금 관련 형사사건에서 나중에 세금 부과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면, 재심을 통해 구제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모든 경우 재심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새로운 증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판례는 억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중요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