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본점을 둔 법인이 국내에서 사업활동을 했을 때, 어떤 경우에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내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 법인의 국내 사업활동이 법인세 과세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합니다.
1. 내국법인 vs. 외국법인: 실질적 관리장소는 어디?
먼저, 법인세 납세의무는 내국법인과 외국법인에 따라 다릅니다. 내국법인은 국내외 모든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내지만, 외국법인은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납세의무를 집니다. (구 법인세법 제2조 제1항)
그럼 내국법인과 외국법인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핵심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실질적 관리장소'입니다.
'실질적 관리장소'란 법인의 중요한 경영상 결정 (장기 경영전략, 투자, 주요 자산 관리 등)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곳을 의미합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이사회 개최 장소, 최고경영자의 근무 장소, 회계 장부 보관 장소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입니다. 외국법인이 단기간 국내에서 사업활동의 세부적인 집행만 했다면, 기존의 해외 실질적 관리장소와의 관계가 단절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단순히 국내 사업활동만으로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로 이전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 고정사업장 vs. 종속대리인: 본질적인 사업활동인가?
외국법인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고정사업장'이란 기업 활동이 전부 또는 일부라도 영위되는 고정된 사업장을 말합니다 (한·싱가포르 조세조약 제5조 제1항). 단, 광고, 정보 제공, 연구 등 예비적이거나 보조적인 활동만을 위한 장소는 고정사업장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싱가포르 조세조약 제5조 제3항 (마)목).
또한, 외국법인이 국내에 '종속대리인'을 두고 있다면 그 대리인을 통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진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종속대리인'이란 외국 기업을 대신하여 상시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 대리인을 말합니다 (한·싱가포르 조세조약 제5조 제5항 (가)목).
핵심은 해당 사업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여부입니다. 단순히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나 보조적인 활동만 수행했다면 고정사업장이나 종속대리인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는 사업 규모,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3. 판결의 핵심: 단기간의 국내 활동만으로는 과세 어려워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싱가포르 법인이 국내에서 CS채권을 매입하고 회수하는 사업을 단기간 수행했지만, 이를 근거로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다거나 고정사업장 또는 종속대리인을 통해 국내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단기간의 국내 활동만으로는 싱가포르 법인에 국내 법인세를 과세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참조 조문:
참조 판례:
세무판례
홍콩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국내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지, 내국법인인지 외국법인인지, 그리고 어떤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분쟁에 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특히 선박의 외국항행 소득에 대한 세금 면제 요건과 국내 사업장 여부 판단 기준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세무판례
필리핀 법인이 한국 카지노의 해외 고객을 유치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는 경우, 한국에 있는 사무실의 활동에 대한 수수료만 과세 대상이 된다는 판결입니다. 세금 부과는 세무서가 증명해야 하며, 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세액 계산이 어려우면 과세 처분 전체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세무판례
외국 카지노 고객 모집 회사가 국내 카지노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사무실에서 고객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 경우, 해당 사무실은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인정되어 카지노 측은 모집 수수료 지급에 대한 증빙서류를 수취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어길 시 가산세 부과는 정당하다.
세무판례
사우디아라비아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곳에서 급여를 받는 한국인이, 한국에도 생활 기반을 두고 있다면 한국에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판결.
세무판례
타인 명의로 된 해외법인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려면, 과세 당국이 그 소득이 실제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법인의 명의신탁은 증여로 간주되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지만, 해외법인에 대한 명의신탁은 국외증여에 해당하지 않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습니다.
세무판례
이 판례는 해외에 있는 법인격 없는 단체가 국내에서 소득을 얻었을 때 어떻게 세금을 매기는지, 그리고 법인 설립 전에 쓴 돈을 나중에 세금 계산할 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또한, 세무서에서 세금을 부과할 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점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