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2.12.22

민사판례

약속어음 배서, 단순 신용 부여인가? 채무 보증인가?

약속어음에 이름을 적는 '배서' 행위, 단순히 신용을 더해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빚보증을 서는 것일까요? 오늘은 약속어음 배서의 의미와 책임 범위에 대한 중요한 판례를 소개해드립니다.

사건의 개요

한 기업(A)이 자금 조달을 위해 약속어음을 발행했습니다. A 기업은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신용도가 높은 다른 기업(B)에게 부탁하여 약속어음 뒷면에 B 기업의 이름을 적어달라고 했습니다(배서). A 기업은 이 약속어음을 금융기관(C)에 제시하고 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A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하자, C는 B 기업에게 빚을 대신 갚으라고 요구했습니다. B 기업은 단순히 A 기업의 신용을 높여주기 위해 이름을 써준 것뿐, 빚보증을 선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B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약속어음에 배서를 하면 어음상의 채무만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어음 자체에 대한 책임만 지는 것이지, 어음의 원인이 된 빚(원인채무)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약속어음이 차용증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배서인이 이 사실을 알면서 빚보증의 의미로 배서를 했다면 원인채무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B 기업은 A 기업이 약속어음을 사채시장에서 쉽게 할인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배서를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어음상의 신용을 부여한 것일 뿐, A 기업의 빚보증을 서겠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B 기업은 원인채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핵심 정리

  • 약속어음 배서는 원칙적으로 어음상의 채무만 부담합니다.
  • 예외적으로 약속어음이 차용증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배서인이 이를 알면서 빚보증의 의미로 배서했다면 원인채무에 대한 책임도 집니다.
  • 단순히 어음 할인을 돕기 위한 배서는 빚보증으로 볼 수 없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민법 제428조 (보증의 요건) 보증은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한다.
  • 어음법 제15조 (배서의 효력) 배서는 어음상의 권리를 이전한다.
  • 어음법 제77조 (보증의 표시) ① 어음상의 채무에 대한 보증은 어음 또는 전단지에 "보증" 또는 이에 상당하는 문자를 기재하고 기명날인함으로써 한다.
  • 대법원 1984.2.14. 선고 81다카979 판결, 1986.7.22. 선고 86다카783 판결, 1987.12.8. 선고 87다카1105 판결

이 판례는 약속어음 배서의 의미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약속어음 거래 시 배서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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