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보증인이 빚 다 갚았는데, 다른 보증인 재산 가압류는 어떻게 될까요?

친구 빚보증 섰다가 낭패를 본 경험, 주변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보증을 섰는데, 혼자서 빚을 다 갚게 되는 경우,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다른 보증인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채권자 甲은 채무자 乙에게 5천만 원을 빌려주고, 丙과 丁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습니다. 돈을 갚지 않는 乙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甲은 乙의 부동산 X에 가압류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연대보증인 丙이 乙의 빚 5천만 원을 모두 갚았습니다! 이 경우, 丙은 甲이 걸어둔 가압류를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요? 다른 보증인 丁의 재산에 대한 압류를 유지해서, 丁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정답은 "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입니다.

여러 명의 보증인 중 한 명이 자기 몫 이상의 빚을 갚으면, 다른 보증인들에게 자신이 더 낸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구상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구상권 행사를 위해, 원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권리 (빌려준 돈을 받을 권리와 그에 대한 담보권)는 빚을 갚은 보증인에게 넘어갑니다.

쉽게 말해, 丙이 乙의 빚을 대신 갚았으니, 丙은 이제 甲의 위치가 되어 丁에게 돈을 받아낼 수 있고, 甲이 걸어둔 가압류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가압류가 아직 집행되기 전이라면, 丙은 법원에 "승계집행문"을 받아서 가압류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708조 제1항). 이미 가압류가 집행된 후라면, 승계집행문 없이도 가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 (1993.07.13. 선고 92다33251 판결) 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 따르면, 빚을 갚은 보증인은 자신의 구상권 범위 내에서 채권자가 다른 보증인에게 가지고 있던 가압류의 효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사례에서 丙은 丁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유지해서, 丁에게 자신이 대신 갚은 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연대보증은 큰 책임이 따르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보증을 서는 경우,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