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파트 때문에 햇빛 못 봐요! 일조권 침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햇빛은 우리 삶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기쁨, 빨래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고마움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옆집에 새로 지은 아파트 때문에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일조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여러 아파트 때문에 일조권을 침해당했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관련된 법원 판결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러 건물이 함께 일조권을 침해했다면?

이웃집에 아파트 하나만 새로 지어졌다면 그 아파트 건축주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런데 만약 비슷한 시기에 여러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햇빛을 가린다면 어떨까요? 이럴 때는 모든 건축주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여러 사람이 함께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민법 제760조), 서로 짜고 치지 않았더라도, 그 행위들이 서로 관련되어 손해가 발생했다면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즉, 새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전체적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 침해를 일으켰고, 각 건축주들이 이러한 침해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모든 건축주가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750조, 제760조)

손해배상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일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재산상 손해: 햇빛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등의 손해입니다. 법원은 전문 감정기관의 평가를 통해 재산적 가치 하락액을 산정하고, 아파트 건축 이전의 일조량, 주변 환경 개선 효과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최종 배상액을 결정합니다.

2. 정신적 손해: 햇빛을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불편함 등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손해입니다. 이를 '위자료'라고 하는데, 법원은 일조권 침해의 정도, 당사자들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결정합니다. (민법 제393조, 제751조, 제763조) 위자료 액수 결정은 법원의 재량입니다.

판례를 통해 살펴보는 일조권 침해

실제로 부산에서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두 아파트 때문에 일조권을 침해당한 빌라 주민들이 건축주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법원은 두 아파트가 함께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 침해를 일으켰고, 건축주들이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여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53023, 53030 판결)

이 판결은 일조권 침해에 대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로, 햇빛을 둘러싼 분쟁 해결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조권은 우리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요한 권리입니다. 혹시 일조권 침해로 고통받고 있다면, 관련 법과 판례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1982. 6. 8. 선고 81다카1130 판결
•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
•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53023, 53030 판결 등

참고 법조문:

•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 민법 제751조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 민법 제763조 (손해배상액의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