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뷰, 갑자기 사라진다면? 조망권 이야기

2005년에 북한강이 보이는 멋진 경기도 주택을 구매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죠. 그런데 갑자기 옆집에 건물이 뚝딱! 들어서면서 애지중지하던 북한강 뷰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럴 때, 내 '조망권'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망권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조망이 다 보호되는 건 아니에요. 내가 주관적으로 "내 뷰가 멋지니까 보호해야 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법이 인정해주는 건 아닙니다.

법원은 조망권을 보호해줄지 말지 판단할 때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어요. 대법원 판례(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를 바탕으로 설명드리면,

1.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생활이익: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뷰" 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봐도 "저 뷰는 보호할 가치가 있네!" 라고 인정할 만큼 객관적인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별히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집, 또는 멋진 경관을 주요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사회통념상 중요한 이익: 내가 누리는 조망이익이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인정될 만큼 의미가 있어야 해요. 단순히 "좀 아쉽네" 정도가 아니라 "이건 정말 심각한 손해다!" 라고 인정될 만큼 중요한 이익이어야 합니다.

자, 그럼 내 조망권이 위 조건에 맞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인정받았다고 해봅시다. 그렇다고 해서 옆집에서 무조건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옆집에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무조건 불법은 아니라는 거죠.

법원은 조망권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수인한도'란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옆집 건물 때문에 뷰가 조금 가려지는 정도라면 참을 수 있겠지만, 완전히 꽉 막혀버렸다면 참기 힘들겠죠?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판단할 때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 참조).

• 주변 지역의 환경, 건물들의 상황
• 내 집의 위치, 구조, 조망 상황, 건축 목적
• 옆집 건물의 위치, 구조, 조망 방해 정도, 건축 목적
• 옆집이 건물을 지은 과정
• 조망 방해를 피할 수 있었는지 여부
• 옆집의 고의성 여부 등

결론적으로, 조망권은 무조건 보호되는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며, 여러 조건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조망권 침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